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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이별까지도 아름답도록, 반려견 수의 보 ‘려행보' 소미당 고소미
작성일 : 2023-11-25 조회수 : 109

크리에이터 Creator
한지 고유의 예술성에 현대적 디자인을 더한 한지문화상품을 통해 한지의 지속 가능한 가치를 알리고 있는 ‘2023 한지문화상품개발 아이디어 공모전의 결과가 최근 공개되었습니다.
본지에 실린 상품은 한지문화산업센터에서 12월 5일부터 약 한달간 열리는 전시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대상 - 이별까지도 아름답도록, 반려견 수의 보
려행보' 소미당 고소미

 

회귀지속 가능이라는 디자인 아이덴티티에서 출발한 설치 작가 고소미에게 한지는 오래도록 천착해 온 소재 중 하나이다. 고전적인 아름다움을 기본으로 과거의 감성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혼합하고 매치할 수 있는 레트로 모던 디자인을 추구하는 그는 소미당'이라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를 운영하며 인간과 자연을 위한 소재 연구를 바탕에 둔 패브릭 제품을 선보여 왔다.

이번 한지문화상품개발 아이디어 공모전에 그가 출품한 작품은 려행보(侶幸褓)'라는 이름의 반려견 수의 보이다. 영면을 위한 이부자리와 얼굴을 덮는 보넷, 전체를 따뜻하게 감싸는 수의 보자기로 구성된다.

 “몇 해 전 전주에서 한지 소재로 수의를 제작하고 싶다는 부탁을 받았습니다. 그때 처음으로 수의에 대한 관심을 기울이게 되었어요. 이후 반려동물 추모 공원으로부터의 의뢰로 반려동물 한지 수의를 만들게 되었고요.”

 이번 공모전에서는 다양한 사이즈를 아우르는 데에 유리한 수의 보를 제안함으로써 양산할 있는 상품 개발에 걸음 다가갈 있었다. 수의 보는 재단 종이 낭비를 줄일 있는 데다 디자인이 심플해 제작비를 낮추는 효과도 가져왔다

한지문화상품 공모전에 수의를 제출하기까지 적잖은 고민과 자문의 과정이 있었다. “반려동물은 인생의 반려자로 가족 구성원의 일부예요. 다양성에 대한 인정과 생명 존중 의식 확대되면서 반려동물의 장례문화에도 변화가 요구되고 있죠. 시대의 흐름과 변화에 따라 새로운 문화가 생기는 것이니, 현시점에서 어쩌면 당연하고 필요한 상품이 아닐까. 더 나은 문화를 만들어 가야 한다고 스스로에게 이야기하며 작업을 발전시켜 나갔습니다.”

한지는 신축성이 없는 소재이다. 신체의 구조와 곡선 형태로 인해 신축성이 없는 소재로 옷을 지으면 탈착에 불편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한지에 주름을 넣으면 종이에 유연성이 생겨 몸에도 잘 감긴다. 닥섬유 100%로 만든 순지가 도침(종이를 다듬잇돌에 올려놓고 다듬어서 윤기가 나고 매끄럽게 하는 것) 과정을 거치면 섬유질이 더 단단하게 결합하면서 질겨진다. “순지를 물에 넣어 문지르고 치대는 과정을 거치는데, 치대면 치댈수록 주름의 양도 풍부해져요.” 잔주름이 켜켜이 난 한지는 유연하게 형태가 잡히면서도 강한 내구성을 갖는다.

한지는 흙 속에서 미생물에 의해 완전히 분해되고 불에는 깨끗하게 전소하기에, 려행보는 수의 재료로써 한지의 가능성을 알리는 작품이기도 하다. 여기에 면사 재봉과 한천 풀 먹임 등 식물성 소재로만 마감하여 플라스틱 잔여물마저 남지 않게 신경 썼다. “추억만을 남기고 가장 깨끗한 방법으로 돌아가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습니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정신적으로는 연결되어 있음을 깨닫는 것은 상실을 극복하는 가장 건강한 방법이자 위로가 아닐까요?”


사진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김잔듸
SNS @somidang_official
홈페이지 www.somid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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