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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한지계의 다빈치, 전주전통한지원
작성일 : 2022-01-27 조회수 : 984
한지 장인을 만나다 - 15편
한지계의 다빈치, 전주전통한지원


 
한지문화산업센터는 한지 문화의 아름다운 전통을 잇고 있는 전국의 한지 공방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19개 공방 중 본 콘텐츠의 대미를 장식할 5개의 공방은 바로 전주전통한지원, 천양피앤비, 천일한지, 청송전통한지 그리고 청웅전통한지입니다. 한지를 향한 열정으로 똘똘 뭉친 공방들의 역사와 철학, 특징을 톺아보겠습니다.

 
고궁한지 / 대성한지 / 대승한지마을 / 덕치전통한지 / 문경전통한지 / 성일한지 / 신풍한지 / 신현세전통한지 / 안동한지 / 용인한지 / 원주전통한지 / 원주한지 / 이상옥전통한지 / 장지방 / 전주전통한지원 / 천양피앤비 / 천일한지 / 청송전통한지 / 청웅전통한지
 
역설적으로 들릴 수 있지만, 변화가 없다면 보존도 없습니다. 끊임없는 시도와 실험이 오히려 전통을 현대적으로 계승하는 데 효과적일 수 있다는 뜻이죠. 전주전통한지원 강갑석 장인을 보며 든 생각입니다. 40년 넘도록 한지를 만들어 온 그는 다양한 방식으로 R&D에 투자하고, 한지의 영역을 확장하기 위해 골몰했습니다. 강갑석 장인과 전주전통한지원의 실험 정신은 현재 진행형입니다.
 



언제 이곳(풍남동)에 자리를 잡으셨나요?
제가 한지 경력이 40여 년 정도 되는데 원래 흑석골에서 계속 한지를 만들었어요. 2003년에 이곳에 터를 잡았어요. 우여곡절이 많았고 이전에는 팔복동에 공방들이 집결된 적도 있죠. 전주한지합동조합이라는 조합을 구성해서. 그런데 그렇게 모여 있으니까 특색 있는 종이가 안 나오더군요. 엎친데 덮친 격으로 중국 수입지까지 몰려왔어요. 결국 사업을 일부 정리하고 지금 이곳으로 옮기게 됐죠.
 
전주전통한지원의 종이는 어디서 만날 수 있나요?
전국적으로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팔아요. 오래 이 일을 하다 보니 전국 곳곳에 한지 사용처를 알게 되더군요. 직접 와서 사가는 사람들도 있고 웹사이트(www.hanzi.co.kr)에서도 판매합니다.


 


주로 어떤 종이를 취급하시나요?
글쎄, 워낙 종류가 많은데(웃음). 특히 색지는 원조라고 자부해도 좋을 만큼 일찌감치 시작을 했어요. 반면 화선지는 안 해요. 화선지는 닥나무 순지로 만들어야 하는데 수요가 많지 않고 중국산도 너무 많이 밀려 들어오거든요.
 
하루 생산량은 얼마나 되나요?
지종에 따라 달라요. 1500~2000장 정도 생산하는데 두꺼운 종이는 조금 덜 생산하죠.



색지는 어떻게 시작하시게 됐나요?
뭔가 다른 것을 만들고 싶었어요. 일본 쪽에 수요가 있는 것을 보고 국내 시장에서도 통할 것 같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공예 작가들을 중심으로 수요가 늘어가는 것을 보면서 가능성이 있겠구나 싶었죠. 처음에는 시장이 충분히 형성되지 않아 어려움도 많았지만요.
 
뭔가 다른 것을 하고 싶었다는 말씀이 인상적이네요. 다른 실험도 해보셨나요?
그럼요. 옥가루나 천매암 같은 돌 가루도 넣어보고 탄소 섬유 넣은 종이도 만들어봤죠. 후자의 경우 전류가 흘러요. 인하대학교 산학연구팀과 함께 한 것인데 상용화까지는 되지 않았고 개발만 했어요. 기름 종이로 한지 장판을 만드는 연구도 했고요. 한지에 기름 먹이는 기계를 개발했는데 1년에 10만 장 정도 파는 것 같아요. 대구 등 경상도 등지의 소매상들이 80~90% 정도 사가요.
 
40년 넘게 한지를 만드셨다면 이 산업의 흐름을 다 지켜보셨겠네요.
그런 셈이죠. 1980년대 말까지도 시장이 괜찮았습니다. 종이도 없어서 못 팔 정도였죠. 한지 제작을 가르친 사람이 수 백명은 족히 될 걸요? 예전에는 공방마다 지종도 기술도 달라서 개성이 있었어요. 그런데 이게 집결하다 보니 기술들이 비슷비슷해졌어요. 안타까운 일이죠.

 

 

   

색지 판매 외에 전주전통한지원의 특징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현재 저희는 제품의 80% 이상을 일본에 수출하고 있어요. 조상들의 정신이 베어 있는 한지의 우수성을 타국에 알리는 일이니 그 자체로 의미가 있죠. 기술력 면에서는 자신이 있습니다. 문제는 판로예요. 이건 개인 역량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정부 차원에서 지원을 해줘야 한다고 보고요. 한지 산업이 유지되려면 판로가 늘어나고 시장이 늘어나야 하는데 현재는 인사동이라는 특정 지역에 지나치게 의존적입니다. 시스템의 문제라는 것이죠. 이를 테면 학교 졸업장이라도 한지를 사용하게끔 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지금은 양지로 만드니까 10년 안에 다 산화가 되어 버리는데 한지로 제작하면 수명이 더 오래 갈 거예요.
 
양지와 비교했을 때 한지의 우수성은 수명에서 찾을 수 있는 걸까요?
그렇죠. 양지보다 한지가 질기니까요. 한지가 예뻐서 좋은 게 아닙니다. 양지가 더 매끄럽고 모양이 보기 좋을 수는 있죠. 하지만 한지는 기공이 있어서 숨을 쉬니까 보존성이 좋습니다.
 
주소 전라북도 전주시 완산구 한지길 100-10 (우편번호 55041)
전화 063) 232-6591
 
* 이 인터뷰는 한지문화산업센터가 2019년 19개 한지 공방을 취재한 내용을 중심으로 요약·발췌·재구성한 것입니다. (진행 : 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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